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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꽃다운 육아 고찰 /엄마, 모두가 처음 (2)
나무 목의 인생담
내 아이의 말끔한 얼굴을 보고 있자면 단순한 흐뭇함을 넘어선 경이로운 마음이 든다. 나를 짜증나게 했던 그의 칭얼거림은 언제 그랬냐는 듯 그와 내 마음 속에서 동시에 자취를 감췄다. 이 세상 제일가는 마술사. 내 아이가 얼마나 예쁜지 표현하고자 하면 언어적 표현의 한계를 절실히 느낀다. 나름 긴 글을 쓰고 꽤 유려한 표현들을 떠올려 쓰는 것에 자신이 있지만 그러한 자신감 따위는 그의 화려한 얼굴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한다. 언제면 내가 너를 충분히 언어로 그려내 이 세상에 온전히 전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은 할까. 예뻐. 너는 예쁘지. 왜 이렇게 예쁠까. 어떻게 내 뱃속에서 이런 아이가 나왔지? 요즘에 이런 엄마를 도치맘이라 그런다지. 하지만 나는 이런 말을 비단 너의 예쁨을 주체하지 못해서만 하는 것..
아이가 2살 때까지 독박육아를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항상 남편이, 친정 어머니가, 언니가 많이 도와주었다. 3살이 되던 해 타국으로 나와 살게 되었다. 그때부터 독박육아가 시작되었다. 그리 완전한 독박도 아니었던 게 남편이 공부하러 온 것이어서 학생의 신분인지라 수업이 없을 때는 육아를 했다. 어떤 날은 나보다 더 많이.그래서 내가 독박육아를 했을 때는 단연코 남편의 시험기간, 논문 마무리 기간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독박은 독박인지라 힘들 때가 있었다. 잠깐이었지만 그 잠깐이 생리기간의 우울감과 변덕스럽게 불쑥불쑥 찾아오는 짜증, 저조하다 못해 저질스러운 체력 상태 및 엉망진창인 영국의 겨울날씨와 적절히 어우러지면 세상 이보다 더 힘든 고난이 없다. 그날도 어김없이 우중충한 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