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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삶은 여행 (10)
나무 목의 인생담

탈린은 딱 한번, 그것도 한겨울 야밤의 모습밖에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에게 탈린은 새까만 밤이고 새하얀 눈이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넘긴 한겨울. 창문에는 아직 여운이 가득 담긴 크리스마스 장식이 빛나고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아름답고, 은은하게 빛나던 불빛들. 누군가를 지켜주듯, 무언가를 지키듯. 사람의 형태가 아니어도 빛으로 온기가 가득했던 도시. 언젠가 태양의 빛으로 밝은 그곳도 볼 수 있기를!

「모든 나는 사랑받는다」는 책이름에 확 끌려 박규현 시인의 시집을 샀다. 책이름과 달리 이해가 어려운, 꽤나 난해한 시들이 가득한 가운데 재밌는 시들도 가득 했다. 그중 '클레이', '도쿄, 로쿄', '재설'이라는 시가 쭉 이어지는 곳에선 삼연속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곤 무언가에 홀린 듯 10년도 더 된 여행 사진첩을 뒤적거린다. 어느 도시로든 여행을 떠나면 그곳의 공원을 꼭 들린다. 반드시 가야할 목적지로 정한다기보다 걷기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어디든 걸어다녀 버릇하다보니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공원 몇 개 정도는 쉽사리 마주칠 수 있는 것이니까. 참새가 방앗간 지나치지 못하든 들러 한바퀴, 그리고 또 한바퀴를 정처없이 도는 것이다. 박규현 시인의 '클레이'라는 시에서는 찰흙으로 작은 공을 만들고 그것을 지..

한번은 케이블카를 타고 구경하러,또 한번은 걸어서 헥헥 운동삼아 다녀왔다. 케이블카로 올라갈 때 뒤돌아 본 모습이란!오르면서도다 오른 후에도꽃이 계속 보였다. 알록달록한꽃들이. 특히내가 제일 좋아했던이름모를노오란 색 꽃,그리고그 아래 펼쳐진도심 전경.내 기준에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는그리 이쁜 도시가 아니다.그렇지만화려하면서도 오밀조밀한,그 다양한 꽃들이애써 도심의 삭막함을이쁘게감싸안아 주었다.그래서 다행이었다. 몬세라떼의상징.어떤 날은 아주 금새안개가 껴 사방의 풍경을 가로막기도 하는데그래도 그 어떤 배경에도 맘에 드는하얀 벽이다.오려낸 듯한 사각형에 매달린 종도 어여쁘고불규칙적인 모양에질서없이 올라탄 풀들도참좋다. 날씨는 언제든급변할 수 있다.우리는 날씨에 크게 실망하지 않는경지에 ..
부활절은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같이 영국에서도 아주 큰 명절이다. 우리가 설에, 추석에 고향에 내려가듯이 영국 사람들도 저마다의 설렘과 약간의 진부함을 가지고 고향으로 향한다. 그리고 우리가 설에, 추석에 고향을 피하기도 하듯이 영국 사람들도 고향을 향하는 대신 파티에 흠뻑 취하기도, 해외여행을 즐기기도 한다. 타지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가족의 세 번째 부활절은 첫 번째, 두 번째와는 달리 타지의 우리집에 머물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저 여느 주말과 다름없이. 하지만 절대 여느 주말과 같을 수는 없었다. 토요일, 일요일 겨우 이틀과 Easter Friday, Easter Monday를 포함한 무려 사흘의 기간이 어찌 같은 기분일 수 있으랴! 나는 너무너무 설렜고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
말라하이드는 더블린 외곽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더블린과 아주 가까운 데다 바다와 맞붙어 있어 세번쯤 갔던 것 같다. 뭐, 더블린도 바다와 맞붙어 있긴 하지만서도. 우중충한 날에도. 하얀 구름이 잔뜩 낀 날에도. 햇빛이 찰랑찰랑 거리던 날에도. 사실 이곳은 말라하이드 캐슬로 유명하다. 나도 그걸 보러 처음에 갔다. 그 캐슬로 들어가는 길이다. 이날 하늘은 빼곡히 회색빛, 그런데도 어쩜 이리 고즈넉하고 따뜻하던 지. 이런 분위기가 좋아 그 작고 작아 별볼일 없던 마을을 또 찾았던 것 같다. 노부부. 멀리 서서 잠깐씩 서로를 카메라에 담는 그 별것도 아닌 행동이 나는 왜 이렇게 설렐까. 입구에서 캐슬을 가까이 마주하고 보면 이렇다. 아래 사진은 다른 날 가서 찍은 거다. 바로 햇볕이 들던 날. 하늘이 회색빛..
2012년 12월 19일,박근혜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그날을 나는 절대 잊을 수 없다.예상치못한 결과로 인한 충격이 너무 컸고그 충격은 여느 때의 충격과는 비교할 수 없는 혹은 조금 다른 종류의 충격이었기에그렇다. 그날의 날씨가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카페창밖은 분명 어둑어둑했다.내 얼굴은 그 어스름 속 환한 카페 불빛 아래서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몇십분 째 지켜보고 있던 개표 방송은 이상하리만치 나를 긴장되게 했다.원래 이렇게 나를 조마조마하게 만들 개표가 아닌데이 후보와 저 후보의 대결이 이렇게 치열해서는 안되는 것인데내 얼굴은 이미 평정심을 잃고 시간이 지날수록 발갛게 달아올랐다.그리고 결과가 확정되는 순간유력하다는 문구가 나올 때부터 벌렁거리던 내 가슴은,실낱같던 희망을 붙잡고 있던 내..
"Massacre of the Middle-Aged (White) Men" 메이가 '우리 나라와 더 닮은(more like the country)' 정부를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로 내각을 개편한 이후 편의점 신문 1면의 헤드라인은 이러했다. 영국은 미국과 함께 둘째가라면 서러운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공존하는 곳이다. 따라서 내각 개편의 방향은 그야말로 '더 영국 같은' 구성; 바로 더 다양한 인종(특히 소수 인종)과 더 많은 여성 멤버로 탈바꿈(?)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기존에 있던 중년의 백인 남성들이 피해자가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해석이 아닐 수 없다. 내가 1월 10일에 편의점에서 마주한 신문은 'the Daily Mail'이었다. 한편, 'the Times'에서는 “여성과 소..
내가 처음으로 본 프랑크프루트는 이랬다.추운 겨울이었고눈도 많이 왔을 때였다.온통 흰 세상이었지만자박자박 눈이 녹을 때쯤엔회색빛 도시의 모습도 어지간히 녹아있었다.오묘한 도시다.오래된 건물과 다분히 현대적인 건물이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듯잘도 뒤엉켜있다.사실 나는 이것들이 완벽히 잘 어울리는지 조금은 어색한 건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분명한 것은오래된 것들이 굉장히 잘 보존되어 있고또 존경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Gutenberg Memorial금속활자를 발명한 구텐베르크를 기리는 기념비다.사암으로 만들어진 고딕 양식의 이 동상은 보시다시피 세 명의 인물로 이루어져 있는데,각각 구텐베르크그와 함께 일했던 인쇄업자(printers) 한스 퍼스트(Hans Fust)그의 후원자(patrons) 피터 ..
2016년 4월의 어느날 밤 영어공부 다시 제대로 해보자 하고 시작한 BBC 털기 - 이것저것 막 본다는 나만의 언어 >
내 인생 첫 번째 친구이자 유일한 형제인 언니. 우리 언니는 중국에 산다. 뭐 평생 살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하지만. 그래서 나는 왠지 중국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종종 든다. 의무적인 느낌이라기 보다 내가 스스로 잘 알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욕구에 더 가깝다. 물론 비단 사랑하는 사람이 오랜시간 머물고 있는 곳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나' 라는 사람의 사상을 고려해본다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중국의 정치, 제도, 사회, 경제, 인문.. 그들의 이러한 모든 것들이 참 흥미롭다. 쿠바의 정치보다 중국의 정치를 좋아하진 않지만 특히 인권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혹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전제에서 시작하는 제도들을 비판하고 또 비난하여 마다하지 않지만 분명 그들은 거대하고 찬란한 문명을 자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