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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목의 인생담

둠칫 둠칫 두둠칫-희미하게 파란 하늘 가득히 하루살이 무리지어 날아다니고그 뒷편에 늘어선 높디 높은 야자수 한 무리, 대비되어 멋드러지다.야자수 무리 뒤에는 시골임에도 꽤 높은 빌라가 있다. 시골로 한달살기, 일년살기를 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였지만 점점 발길이 끊겨 이젠 사람 보기가 꽤나 힘들어 미스테리한 느낌마저 주는 곳이 되었다.야자수 무리의 반절은 그렇게 회색 콘크리트 위에 잘 펴발라진 하얀 페인트색 빌라의 벽을 등지고, 나머지 반절은 아무 배경 없는 쾌청한 하늘을 등지고 있다.분명 나는 딱딱하고 거친 그 벽을 증오하면서도그 벽에 까맣게 비친 야자수의 그림자를 경이롭게 바라본다. 그렇기에 나는 나약한 인간. 드넓은 대지에 우후죽순 자란 나무들을 만나지 못하고 죽어갈 인간.겨우 몇십년이..

어제까지는 너무 더웠다. 여름마다, 특히 9월 중순엔 항상 하는 지겹지만 너무 적절해서 꼭 필요한 말. “와, 아직까지 덥네. 언제까지 더우려나?” 뭐, 언제까지 더운지 알면 어쩌려고. 어쩌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이말을 지겹도록 반복한다. 그렇게 올해 9월 중순의 일상도 작년, 재작년의 9월 중순과 같이 똑같이 흘러가고 있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내 이말이 지겹지 않을까. 그들을 더욱 덥거나 짜증나게 만드는 것는 아닐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는 나를 위해서든 그들을 위해서든 그말을 하는 대신에 이 끝더위의 찐득찐득함을 포용하고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을까. 혹은 적어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덜 지겨운 말이 있을까? 그러다 라디오에서 가을이라는 계절을 표현하는 말을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