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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여행/영국

The Rights, electric and gas lamps*

영화로운 나무 2016. 5. 29. 23:34

2016년 4월의 어느날 밤 

영어공부 다시 제대로 해보자 하고 

시작한 BBC 털기

- 이것저것 막 본다는 나만의 언어 ><;;;


그러다 마주한 짤막한 한 영상 about 'the gas lamps' and those who has been "looking after London's 1,500 gas lamps"


London's first gas lamps were installed over 200 years ago. 

런던 거리의 첫 가스등은 200여년 전에 설치되었다고 한다. 


About 1,500 lamps still light up the capital's streets each night. 

그리고 약 1,500여개의 가스등이 아직도, 여전히 수도의 밤 거리를 매일같이 밝히고 있다. 


The BBC Travel shows meets one of the engineers who helps to maintain them to find out more. 

'BBC 여행 쇼'에서 이 유서깊은 가스등을 유지 보수하는 엔지니어 한 분을 만나보았다. 


그리고 그분과의 대화가 나즈막히 펼쳐진다. 

엔지니어분의 트럭 안에서 바깥으로 보이는 고즈넉한 런던의 밤거리를 덜컹거리며 움직이는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말이다. 

가스등은 전기등과 비교가 되곤 한다. 

가스등은 보통 오래된 것, 낡은 것, 그리고 전기등은 보통 새로운 것, 좀 더 발전된 것이라는 이미지가 매칭되기 마련이다. 

그러함에도 가스등을 관리하는 엔지니어는 왜 충분히 존경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까. 

얼마 전에 영국을 동경하는 한 지인이 나에게 이런 얘길 한 적이 있다. 

"나는 영국이 좋아. 왜냐면 거기서는 적어도 계약직이, 소방관이, 일용직 노동자가 (그 직업을 이유로) 무시당하진 않잖아"

그러니까 거기도 물론 정규직보다, 국회의원보다, 전문직보다 적게 벌기는 하겠지만 돈 문제를 떠나서 

직업이 특정군이라 해서 무시하진 않는다 이거다. 

별 생각없이 무심하게 던진 그 한 마디가 곱씹어볼수록 인상깊다. 

우리는 보통 영국이 잘 사니까,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선진문물이 많으니까 좋아하곤 한다. 

그런데 

더이상 

돈 문제가 아닌 것이다. 


참 당연한 건데.


쉽게 잊혀지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어서 

고마웠다. 



우리는 작은 것들을, 낮은 곳에 있는 그러나 중요한 사람들을, 소소한 것들을, 오래된 것들을

얼마나 존중하고 있을까. 

마음으로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사실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또 얼마나 정의롭게 대우해주고 있는가. 


가끔, 아니 자주 

우리 사회에 불만이 생기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마음으로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는 말은 

내가 불만을 가져봤자 

내가 존중해봤자 

변하는 것은 크게 없고 작은 것들과, 낮은 곳에 있는 그러나 중요한 사람들과, 소소한 것들과, 오래된 것들은 

여전히 힘들고 무시당하고 그래서 더 견뎌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그래서 작은 것들과, 낮은 곳에 있는 그러나 중요한 사람들과, 소소한 것들과, 오래된 것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 스스로의 가치와 의미와 권리를. 

(낮은 곳에 있는 나는 너무 과도하게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어 

주위 사람들이 만날 감탄하곤 하지만 말이다 ㅎㅎ)


하지만 부족하다. 

그렇게 알려고 하는 의지가, 의욕이, 실천이 너무 부족하다. 


단편적인 예로 

영국을 선진국이라 선망하고 선호하고 갈망하면서도 

우리는 영국에 가려고 하지 우리를 영국처럼 바뀌게, 나아지게 하려고 하진 않는다. 

그건 갈길이 너무 멀어보이거든. 

그리고 무지 힘들어 보이거든. 


내가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 중 하나는 '송곳'이다. 

왜 얼마 전에 '송곳'을 학교에서 보여준 중학교? 고등학교? 선생님이 징계를 받았다고 했었나?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것이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보게 되었다. 

원래부터 주제가 너무 내 관심사라 보고 싶긴 했었는데  

배우들의 조화가 별로인 거 같고 또 재미가 없을 거 같아서;; 안보다가 이 기회에 보게 되었다.  

근데 워메나- 

걸작이다. 


'왜 굳이 학교에서까지 드라마를 보여줘가지고'라는 생각이 

솔직히 있었다. 

근데 보면 볼수록 보여줄만 했네! 

싶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추천 중이다. 

그런데 다들 잘 안본다. 

내가 안봤던 것처럼 수만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청률도 낮았고 말이다 ㅠㅠ) 

한 가지 이유는 이거였다. 

'우울하잖아'


그렇다. 

좋긴 좋은데 우울하잖아. 

왜 내 생활을 우울하게 만들면서까지 그런 걸 봐야돼? 


근데 말이다. 

우울한 사회를 직면할 수 없다면 

개선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지쳐있고 

행복하고만 싶고 

더이상 절망하기 싫다. 


너무 지쳐있는 젊은이들이 

안타깝다. 

나 또한 그렇게 너무 지쳐있는 젊은이들 중 하나이기 때문에 

너무나 이해가 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쓸데없는 패배주의와 

무력감을 

당신만 느껴본 것은 아니다. 


제발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니 

시도조차 안해본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을 

나는 대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금 

꾸준히 느끼고 있다,

놀랍게도. 



교육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 번 

도돌이표처럼 

느끼게 되는 순간. 



마지막으로 

감성적인 영상과 내용에 

괜시리 예쁘게 들렸던,

투박한 엔지니어분의 짧지만 섬세한 설명;

"harsh bright electric rights" 

vs. "calming mellow yellowly rights" being emanated from the gas lamps


가스 램프의 어여쁨과 

소중함을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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