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목의 인생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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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여행/중국

2008.Summer.China

영화로운 나무 2016. 4. 11. 20:57

 내 인생 첫 번째 친구이자

유일한 형제인 

언니. 


우리 언니는 중국에 산다. 

뭐 평생 살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하지만. 


그래서 나는 왠지 중국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종종 든다. 

의무적인 느낌이라기 보다 

내가 스스로 잘 알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욕구에 더 가깝다. 

물론 비단 사랑하는 사람이 오랜시간 머물고 있는 곳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나' 라는 사람의 사상을 고려해본다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중국의 정치, 제도, 사회, 경제, 인문.. 

그들의 이러한 모든 것들이 참 흥미롭다. 

쿠바의 정치보다 중국의 정치를 좋아하진 않지만 

특히 인권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혹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전제에서 시작하는 제도들을

 비판하고 또 비난하여 마다하지 않지만 

분명 그들은 거대하고 찬란한 문명을 자랑하며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인문학도(?)로서 어찌 궁금해 마다하지 않으랴. 

부끄럽게도 정치외교학을 공부했음에도

중국의 정치는 사실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는 것 같지만 말이다.


그리고 어학!

중국어는 참으로도 재밌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한자가 복병이지만..


여하튼 나는 중국에서 평생은 살기 싫다는 언니님이

한국에 돌아올 기미가 점점 보이자

중국을 다시 한 번 가보아야겠다는 다짐 하나로

중국어를 다시 찔끔찔끔 시작하며

옛 사진을 풀어내보려 한다.


일종의 감성팔이,

추억의 되새김질

뭐 그런 거다 사실-



나는 여행할 때 

어떤 유적지나 번화가도 중요하지만 

그냥 흔하디 흔한 길거리를 걷고 

또 그 길들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왜냐면

그건 절대 흔하디 흔한 풍경이 아닐테니까

 중국에서 맘에 들었던 것 중 하나는 

개를 대하는 태도이다. 

뭐 물론 중국에도 개고기 있다하고

사람마다 다른 게 태도겠지만

...

  우리는 종종 중국을 우리보다 조금.. 문화적으로 뒤쳐지고 (후지다는 말을 순화시켜 본..)

조금.. 더럽고 ('조금'이란 말로 나의 미안함을 완화해 본...)

우리보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못하는 집단으로 본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기도 한다.

 내가 중국의 한 동물병원 길가에 링거를 꽂고 병치레 중인 새까맣게 귀여운 강아지를 보면서,

이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하고싶은 이야기는

 우리가 이러저러하다고 무시하는 중국 사람들이 

적어도 강아지는 이렇게 잘 돌봐준다.

그런게 아니다. 

단지 '아, 이 사람들도 별반 다를 게 없구나'

하고 느꼈던 내 순간의 감정들을 공유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가 애완견과 함께 사는 것처럼

그들도 애완견과 함께 살고

우리가 애완견이 아프면 동물병원에 가서 치료해주는 것처럼

그들도 그렇다.


물론 저게 뭐 잘 돌보는 거야?

1. 비위생적인 환경이고

2. 바깥에 혼자 방치되어 있는 것만 같은데?

하면 할 말 읍따-

(사실 내가 처음에 마주했을 때 잠깐 든 생각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설명을 덧붙이고 싶다.

굉장히 감성적으로는,

새까만 강아지의 동글동글한 눈망울이 '내가 지금 아파서 웃어보일 순 없지만 그래도 난 만족한 삶을 살고 있어'라고

나에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외모가 너무 귀여워도 문제라니까 세상 어려움없이 어여쁘게만 보이잖아. 물론 난 과도하게 그렇지 않은 편이지만..)

그리고 (내 나름) 이성적으로는,

모든 것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든

동물을 대하는 일이든

사실 그 울타리를 아무리 고치고 새롭게 짓고 장식해줘봤자

결국은 그 사람의 마음을,

동물들이 느끼는 고통과 편안함을,

더 나아가 똑같이 생명을 지닌 개체로서의

존엄


그것들을 헤아려주는 것,

그것이 필요하다고.


적어도 내가 중국 산책길에 만났던 이 새까만 강아지는

그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과 함께

살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더없이 충분해 보였다,

내 눈엔.

이국적인 듯 하다가도

왠지 친근해보이고 정겨워보이는 저 슈퍼 간판과 외관.


중국에도 맥도날드는 버젓이 그 위용을 떨치고 있다.

중국 사회경제의 아이러니-

뭐 아이러니라고 하기엔

이미 하나의 거대한 틀, 시스템으로 굳혀진 것 같아

보기가 싫지만은 않다.

자본주의의 외길만 갔다고 해서

잘살라는 법 없는데

뭐 좀 이래저래 섞고 나누고 요리하면 어때!

(하지만 맥도날드는 싫어-

네가 괜찮다는 건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