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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운 육아 고찰 /성장, 바람같이

어찌 알고 그 진부하고 아름다운 말을 하느냐

영화로운 나무 2020. 7. 15. 06:21

요즘 우리가 자주 하는

흡사 꽁트풍의 대화가 하나 있다.

 

"아이야, 사랑해"

"나도 사랑해"

"내가 더 사랑해"

"내가 더, 더 사랑해"

...

이렇게 무한반복되는 싸이클 속에서

아이는 변주를 시도한다.

"바다만큼 크게 사랑해"

그럼 나는

"바다 위 하늘만큼 높이 사랑해"

라고 받아치고

웃음으로 무마할 줄 알았던 아이는

하늘에 그치지 않고 우주까지 뻗어나간다.

우주의 광활함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

7살의 작은 아이.

 

그런데 며칠 전

또다른 진부한 변주에 나는 조용히 놀랐다.

"엄마가 날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더 많이 사랑해"

 

속으로 생각했다.

'네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걸 어찌 알고..'

너무나 당당한 아이의 엄포에 코웃음이 피식 났다.

 

하지만 그런 걸 비웃으면

아이의 마음이 다칠 수도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장난으로라도 그런 말을 비웃는 대신

상상력과 창의력이 부족한 엄마는

똑같이 되받아쳤다.

'네가 나를 더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더, 더 사랑하는데!'

 

속으로는 여전히

'대체 네가 어떻게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조차도 알 수 없는 이 사랑의 크기를 정말 알 수 있는지,

나중에라도 알 수 있을런지..'

의아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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