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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목의 인생담
산책 중 나의 생각, 하루살이 인간.
둠칫 둠칫 두둠칫- 희미하게 파란 하늘 가득히 하루살이 가득 무리지어 날아다니고 그 뒷편에 늘어선 높디 높은 야자수 무리, 대비되어 멋드러지다. 아무 배경 없는 하늘을 등지고 있는 야자수 반, 회색 콘크리트 위에 잘 펴바른 하얀 페인트색 높은 빌라의 벽을 등지고 있는 야자수 반. 분명 나는 딱딱하고 거친 그 벽을 증오하면서도 그 벽에 까맣게 비친 야자수의 그림자를 경이롭게 바라본다. 그렇기에 나는 나약한 인간. 드넓은 대지에 우후죽순 자란 나무들을 만나지 못하고 죽어갈 인간. 겨우 몇십년이 지난 야자수의 계획된 식재를 잘 눈치채지도 못한 채 그저 그 줄줄이 이어선 그림자에 감탄하며 여가의 시간을 보내는 하루살이 인간. 비참한 경외를 걷는 과수원길의 산책은 그 어느때보다도 상쾌했다. 나는 생각하고 하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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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15. 1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