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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목의 인생담
신을 믿지 않는 소녀가 상상했다. 만약 신이 이 땅을 빚어내었다면 한반도를 주물럭거리다 작은 보석 하나쯤 바다에 콕 끼워놓고 싶었을 거야. 빨강, 노랑, 화려한 빛이 번쩍거리는 보석은 검푸르게 반짝이는 바다엔 어울리지 않으니 짙은 초록빛이 은은하게 파들거리는 파랑새 한마리 같은 보석을 박아놓고 싶었을 거야. 그렇게 검푸른 바다 한가운데 박힌 파랑새 한마리 같은 보석은 거센 바람이 만들어낸 거친 파도에 맞고 또 맞아가며 그 매무새를 다듬어갔어. 이후의 일은 오롯이 섬이라는 보석의 몫이었지. 그래, 나는 그렇게 바다에 버려진 듯 남아있는 섬 하나를 사랑해. 뜨겁게 불타올라 첨벙첨벙 노니는 바다라는 제주도 좋지만 이렇듯 겨울을 목전에 두고 하이얗게 몰아치는 파도에 삼켜지는 그 섬을 더 사랑해. 모든 게 부서질..

둠칫 둠칫 두둠칫-희미하게 파란 하늘 가득히 하루살이 무리지어 날아다니고그 뒷편에 늘어선 높디 높은 야자수 한 무리, 대비되어 멋드러지다.야자수 무리 뒤에는 시골임에도 꽤 높은 빌라가 있다. 시골로 한달살기, 일년살기를 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였지만 점점 발길이 끊겨 이젠 사람 보기가 꽤나 힘들어 미스테리한 느낌마저 주는 곳이 되었다.야자수 무리의 반절은 그렇게 회색 콘크리트 위에 잘 펴발라진 하얀 페인트색 빌라의 벽을 등지고, 나머지 반절은 아무 배경 없는 쾌청한 하늘을 등지고 있다.분명 나는 딱딱하고 거친 그 벽을 증오하면서도그 벽에 까맣게 비친 야자수의 그림자를 경이롭게 바라본다. 그렇기에 나는 나약한 인간. 드넓은 대지에 우후죽순 자란 나무들을 만나지 못하고 죽어갈 인간.겨우 몇십년이..

3주 전 오일장에서 금붕어 세 마리를 데려왔다. 엄연히 말하면 한 마리당 1,000원씩 주고 사온 거지만 생명을 “산다”는 표현이 싫어서 데려왔다고 말한다. 사실 처음 계획은 두 마리를 데려오는 것이었다. 작은 수조도 샀다. 그 수조 안에 금붕어 두 마리를 넣어달라고 했다. 연세가 지긋하게 드신 오일장 금붕어 가게 아저씨는 두 마리를 요청하는 내 말에 “세 마리?”라고 대답아닌 대답을 하셨고 줏대없고 강단없는 나는 “그 수조 안에서 세 마리가 살 수 있나요? 두 마리면 충분할 거 같은데..“하고 말끝을 흐렸고 할아버지는 충분히 산다고 대답만 안했지 그런 의미의 강력하지도 않은 끄덕임을 대충 보여주시고는 고대로 세 마리를 수조 안에 후루룩 넣으셨다. 아직도 조금 의문인데 내가 요청하기도 전에 세 마리가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