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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목의 인생담
요즘 우리가 자주 하는 흡사 꽁트풍의 대화가 하나 있다. "아이야, 사랑해" "나도 사랑해" "내가 더 사랑해" "내가 더, 더 사랑해" ... 이렇게 무한반복되는 싸이클 속에서 아이는 변주를 시도한다. "바다만큼 크게 사랑해" 그럼 나는 "바다 위 하늘만큼 높이 사랑해" 라고 받아치고 웃음으로 무마할 줄 알았던 아이는 하늘에 그치지 않고 우주까지 뻗어나간다. 우주의 광활함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 7살의 작은 아이. 그런데 며칠 전 또다른 진부한 변주에 나는 조용히 놀랐다. "엄마가 날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더 많이 사랑해" 속으로 생각했다. '네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걸 어찌 알고..' 너무나 당당한 아이의 엄포에 코웃음이 피식 났다. 하지만 그런 걸 비웃으면 아이의 마음이 다칠 수도 있다는..
한번은 케이블카를 타고 구경하러, 또 한번은 걸어서 헥헥 운동삼아 다녀왔다. 케이블카로 올라갈 때 뒤돌아 본 모습이란! 오르면서도 다 오른 후에도 꽃이 계속 보였다. 알록달록한 꽃들이. 특히 내가 제일 좋아했던 이름모를 노오란 색 꽃,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도심 전경. 내 기준에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는 그리 이쁜 도시가 아니다. 그렇지만 화려하면서도 오밀조밀한, 그 다양한 꽃들이 애써 도심의 삭막함을 이쁘게 감싸안아 주었다. 그래서 다행이었다. 몬세라떼의 상징. 어떤 날은 아주 금새 안개가 껴 사방의 풍경을 가로막기도 하는데 그래도 그 어떤 배경에도 맘에 드는 하얀 벽이다. 오려낸 듯한 사각형에 매달린 종도 어여쁘고 불규칙적인 모양에 질서없이 올라탄 풀들도 참 좋다. 날씨..
아이가 뜬금없이 말했다. "엄마, 예뻐." 내가 아이한테 제일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지후야, 너는 어쩜 이렇게 예뻐?"인데, 여기에 덧붙여서 "엄마도 예뻐?" 물어보면 '응'이란 간결한 대답 혹은 '응. 엄마도 예뻐'라는 대답이 돌아오곤 한다. 하지만 이런 질문과 적절한 맥락이 없는 뜬금없이 일방적인 '엄마, 예뻐'라니. 나는 몇초 간 어쩔 줄을 몰랐던 것 같다. 아무 말도 없이 이런저런 간소한 놀이를 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던 찰나의 고백은 나를 충분히 울렁이게 했다. 조금은 공허한 마음인 나의 요즘 상태의 영향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지만 마냥 평온한 상태의 나였어도 이렇게 팔랑팔랑 여린 나비같은 생명체로부터 태풍같이 훅 들어온 공격에는 분명 놀랐을 것이다. 벅차다. 아름다웠던 젊은 날의 내가 이제..